올 가을 미국 대선,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 경제와 주식
많은 독자분들께서 올 가을 다가올 미국 대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궁금하시리라 예상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공황 직전의 경제 상황과 인종 갈등 이슈가 연달아 터지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점치던 분석가들도 조심스레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손을 들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경제 정책은 수출 위주 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인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지난 목요일,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서 바이든 미 대선 후보자의 "Build Back Better" 경제 정책 계획 발표 연설이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메시지 세 가지를 독자님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간략히 포스트를 남겨 봅니다.
첫째, 경제 정책을 위한 총 7천억 달러 중 4천억 달러는 미국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을 구매하는 데 쓰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이 대기업 위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가 수출 위주이기 때문입니다. 내수가 활성화된다고 해도 국내에서만 돈이 돌뿐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지는 못하는데, 그 이유는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수출의 경제 성장 기여율이 64%까지 높아졌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에서 수출이 어려워지면, 경제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고, 이는 내수 경제까지 마비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반면, 미국은 3억 2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쓰는 돈이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것이 국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경제가 성장하는 데에는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미국처럼 인구 규모가 크고 적극적인 소비 마인드를 가진 나라에서는 국민의 소비가 내수 경제 기반을 탄탄하게 하고 수출 의존도를 낮게 유지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오면, 바이든은 국산 상품 제조와 판매(보호무역으로 바꿔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도 계속되겠네요) 내수 활성화로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둘째, 총 7천억 달러 중 나머지 3천억 달러는 미국의 기술 분야와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연구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 차세대 5G 통신 플랫폼, 전기차의 연구를 언급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전쟁과 신기술 개발로 경제 부진을 타개해 왔는데요, 바이든 후보의 연구 개발 지원 계획은 코로나 사태로 맞게 된 경제 위기를 신기술 개발로 극복하려는 의지이자 중국과의 테크 경쟁에서 미국이 가속 페달을 밟아 시장을 완벽히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들립니다. 차세대 전기차와 배터리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길래, 테슬라 주가가 오르겠다고 예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금요일을 기점으로 테슬라 주가는 역대 최고치인 $1540 를 넘어섰고,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공식적으로 세계 7위 부자 (워런 버핏보다 더 부자)가 되었다고 하네요.
셋째, 다른 뉴스 보도에는 나오지 않은 얘기지만 저처럼 미국 주식을 하시는 분들은 알아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하나 더 추가해 봅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월가 사람들을 위한 정책만 펴고 있다며, 지금 이 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구하고 싶은 미국인은 부자들일 뿐, 대부분의 평범한 미국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본인은 미국의 중산층을 위해 세금을 늘리고, 그 돈을 미국인을 위해 쓸 것이라고 했습니다. 동네별 빈부차로 인한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공립학교 선생님들의 월급을 늘리고, 코로나 사태로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적절한 보상을 지급할 것을 언급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가장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직장을 잃은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이라는 점, 특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여성 노동자들의 생활과 업무 부담이 가중된 점을 강조하였는데요. 요약하자면 미국인 임금 노동자와 중소규모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월가의 이득과는 대치되는 방향이라 stock market에 제재를 가하거나 투자로 얻은 이익에 대한 세금을 더 높이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미국 대선이 네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네 달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해 내거나, 특정 회사들의 주식만 이상할 정도로 높게 치솟는 현상을 보이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 회복을 이뤄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할 수도 있겠지요? 한국에 살 때에는 매일매일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말하곤 했는데, 매일 롤러코스터 타는 것은 미국도 한국 못지않네요. 하하. 모쪼록 독자님의 미래를 그리는데 힌트가 되는 정보가 조금이라도 담겨있길 바랍니다. 그럼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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